[기고문]=키오스크(kiosk)는 터키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공공장소에 설치된 무인 정보 단말기를 말합니다.
주로 정부 기관이나 은행, 백화점, 전시장 등에 설치되어 있으며 대체로 터치스크린 방식을 사용합니다. 키오스크에 대한 다른 설명으로는 무인 종합 정보 안내시스템으로 1990년대 초기에는 관공서, 박물관, 전시장 등의 공공장소에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키오스크는 점차 발전하여 민원업무, 버스, 철도 등의 자동발권부터 쿠폰 발급, 적립, 결제, 자체 상품 판매까지 모든 것이 가능해지고 있으며 통합 무인판매까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2018년에 이르러서는 최저임금의 여파로 대형 체인점 뿐만 아니라 개인 요식업 분야로 키오스크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키오스크의 장점은 고객 편의성 증대, 노동 효율성 창출로 인한 인건비 절감, 다수의 키오스크 배치로 상품의 빠른 회전율, 언택트 마케팅으로 인한 직원과의 거부감 감소, 24시간 풀 시스템 가동 가능, 부정방지 및 체계적 매출 관리, 추가 광고수입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Untact marketing (비대면 마케팅)으로서의 키오스크는 첨단 기술을 활용해 판매 직원과 대면하지 않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단점으로는 직원의 일자리 감소, 노년층 및 디지털정보화 격차로 일부 고객은 불편함 가중, 기기 오류나 매장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키오스크 편의성 부족으로 지연 증가 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키오스크 1대가 직원 1명 이상의 역할을 해내는 것으로 보입니다. 초기 투자비가 들겠지만 시간이 갈수록 인건비 지출이 줄어서 수익을 높여주는 효자장비가 되고 있습니다.
동시에 MZ세대에게는 맞춤형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기가 되어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개인의 정보를 소중하게 다루는 청소년들은 자신이 주문하는 음식이나 상품조차도 키오스크에 의지하면 비밀이 유지된다는 기대를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기기에 등록된 데이터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빅데이터가 되어서 대기업의 정보로 활동되고 있습니다.
그래도 당해인 것은 긍정적인 사례로 한밤중 심야버스 노선을 정할 때 교통당국자들은 동시간대 스마트폰 활동량을 빅데이터로 잡아내어 활용한다고 합니다. 심야에 스마트폰이 많은 곳에 심야버스 수요가 높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겠지요.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키오스크가 활용되고 있습니다.
며칠전 점심시간에 메밀국수 식당에 갔습니다. 입구에서 잠시 망설이자 주인이 ‘키오스크를 하는가?’ 묻습니다. 조금 한다고 하면서 들어서니 입구 좌측에 키오스크가 떡하니 서 있습니다. 화면을 터치하고 신용카드로 결재했습니다. 메밀국수 기본은 6천원인데 추가 4천원으로 10,000원짜리 점심을 조제하여 주문했습니다.
잠시후 주문번호가 호명되어 쟁반을 받았습니다. 맛있는 메밀국수를 절반이상 먹었을 때 주인이 지나가면서 친절한 제스추어로 아래칸 소바를 먹었는가 체크를 합니다. 같은 모양의 나무그릇 2개를 포개서 메밀국수를 돌돌말아 내놓았기에 주인은 혹시 주인은 손님이 아래칸을 장식장 정도로 생각하고 위에 올려진 국수만 먹은 것은 아닐까 걱정을 하신 듯 보입니다. 또는 얼마전에 어느 어르신이 아래칸에도 국수가 있는 것을 모르고 드시지 않아서 설거지를 하면서 발견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던 것이겠지요.
그렇게 메밀국수 식당에서 키오스크와 대화를 하고 주인의 배려높은 서비스를 받으면서 맛지게 점심을 먹고 나왔지만 그 뒷면에서 묘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우선은 입구에서 서성일 때 식당 주인은 이 손님이 나이들어 키오스크에 익숙하지 않아서 입장을 망설이는 것으로 보았다는 점이 마음에 걸립니다. 나이가 들어보였던 것일까요. 다음으로는 식사 후반에 포개진 메밀국수 그릇의 아래칸을 열어보았는가 점검받은 것도 마음에 걸립니다. 다음에는 그릇을 넓게 펼쳐서 잘 먹고 있다고 공개전시를 해야하는가 고민을 했습니다.
점심에 맛있는 외식을 한 기분좋은 마음의 한구석에 세월이 응어리진 어떤 모습을 발견한 것 같아서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진주는 조개의 아품을 응축한 것이고 우황은 암에걸린 소가 병마와 싸우는 과정에서 생성된 결정체라 합니다. 조개의 아품을 우리는 목과 귀를 치장하는 보석으로 쓰고 암을 견딘 소의 목에서 빼낸 우황은 청심환이 되어 수험생의 흔들리는 마음을 잡아줍니다.
마찬가지로 세파를 겪으며 도도하게 살아왔지만 그 파고를 넘지못하고 세월과 동거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다행입니다. 오늘의 작은 사건은 많은 손님을 접하는 식당 사장님의 평균적인 시각에서 나이가 좀 들어서 키오스크에 익숙하지 못할 세대로 평가받은데서 연유한 것이라 자평해 봅니다. 그래도 그 세월속에 살면서 키오스크에 70%정도는 적응하는 중이고 동시에 컴퓨터와 키보드에는 75%이상 최적화된 예비노인이라는 점을 힘차게 스스로의 마음속에 강조하는 바입니다.
하지만 10수년이 지나가면 진짜 80대 노인이 됩니다. 82세가 넘어서는 시기에는 현재보다 더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가지 키오스크가 나올것이지만 모든 분야의 어떤 상황에서도 자연스럽게 신용카드를 꺼어 키오스크 대화를 주도할 수 있는 노인이 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