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4-16(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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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70권 集大成 ― 작은 글쓰기 놀이의 완성

수년 전, 예순 중반에 접어들며 한 권 두 권 모으기 시작한 수필집이 어느덧 일흔 권을 향해 다가섰습니다. “人生七十古來稀”라 했듯, 일흔을 맞는 즈음에 1권부터 69권까지의 책에서 대표가 될 만한 글을 다시 뽑아 한 권으로 묶어보자는 마음을 품었습니다. 그렇게 완성한 책을 70번째 권으로 삼아, 일흔에 다시 한 번 ‘4인 가족’ 출판기념회를 열고자 합니다.

지난 세월 써두었던 원고를 다시 일별하며 느낀 것은, 인생이란 반복 속에서 다져지는 여정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내용이 겹치고 이야기가 되풀이되더라도, 그 속에는 삶을 단단하게 하는 묘책이 숨어 있었습니다. 완벽함보다는 부족함을 조금씩 채워가는 과정, 그것이 곧 인생이라 여깁니다. 이 책은 누군가의 평가를 기다리기보다, 스스로의 삶을 기록하고 편집하며 관리하는 기쁨을 담은 결과물입니다. 대하소설을 쓸 능력은 없지만, ‘작은 글쓰기 놀이’ 속에서 저만의 둥지를 지어가고 있습니다.

 

공무원의 길, 그리고 회고

공직을 마친 뒤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며 회고록 형식의 글을 엮었습니다. 공직은 차마고도만큼이나 위험하고도 엄중한 길이었습니다. 1958년생으로 9급에서 시작해 사무관, 부시장에 이르기까지 걸어온 길은 지방행정의 현장이었습니다.

도제식 행정문화 속에서 매뉴얼의 부족을 절감했고, 동장과 부시장으로 일하며 행사·회의·의전 등 초보 관리자가 갖추어야 할 자세를 정리했습니다. 후배 공직자들에게 작은 참고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추천의 글을 써주신 이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원기 박사님과, 전통문화예술단장이자 무용학박사 소병구 박사님입니다. 봉사와 예술, 후학 양성에 헌신해온 분들의 격려는 큰 힘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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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단면들

1965년, 미국 원조 옥수수와 탈지분유로 만든 빵은 어린 시절 최고의 별미였습니다.
1967년, 전기 없는 농촌에서 배터리로 상영하던 가설극장의 영화는 세상과 통하는 창이었습니다.
1970~80년대 공직사회 개혁, 5급을류(현 9급) 시절의 좌천과 고단한 서무 생활, 사망자 처리의 무게는 지금도 생생합니다.

8급·7급·6급 승진을 거치며 배운 사명감, 사무관이 되어 동장으로 겪은 수해 복구 60일의 기록, 공보 7년·언론 13년의 시행착오, 장기교육과 금연, 독도 방문 일정 착오로 빚어진 위기 대응…. 모든 순간이 배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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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장 시절과 청렴의 기록

동두천과 오산, 남양주에서 근무하며 작은 개선이 큰 변화를 만든다는 사실을 체감했습니다. 특히 남양주에서는 정약용 선생의 정신과 『목민심서』를 되새기며 공직자의 자세를 돌아보았습니다.

청렴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나 자신의 변화와 양보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간부의 솔선수범이 조직의 문화를 바꾼다는 사실도 경험으로 확인했습니다.

 

인생의 보너스

쌍둥이 남매의 육아일기, 강원도 한계령 3박4일 단독여행, 금강산·백령도·백두산 기행…. 젊음의 무모함과 가장의 책임, 그리고 대한민국 공직자로서의 사명감이 교차한 순간들이었습니다.

1982년 한계령 단독등반은 제 인생의 상징처럼 남아 있습니다. 두 친구가 오지 않아 홀로 떠난 여행이었지만, 그 고독 속에서 스스로를 믿는 법을 배웠습니다.

 

일흔 권의 수필은 거창한 문학적 성취라기보다, 한 공직자의 삶을 성실히 기록한 연대기입니다. 이 책을 읽는 이가 많지 않더라도, 제 삶을 정리하고 스스로를 돌아본 이 작업만으로 충분한 의미가 있습니다.

작은 글쓰기 놀이가 모여 일흔 권이 되었고, 그 일흔 권이 다시 한 권으로 집대성되었습니다. 인생칠십,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조용히 책장을 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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